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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의 몸에는 타인이 깃든다

우리의 몸에는 타인이 깃든다
  • 기간 2025.07.23 ~ 2025.08.22
  • 장소 1·2 전시실
  • 대상 전연령
  • 전시부문 기획전시
  • 관람료 무료
  • 문의 02-760-9797
  • 안내 -

상세내용





참여작가

김원영·손나예·여혜진·이지양·하은빈, 송예슬, 아야 모모세, 엄정순, 해미 클레멘세비츠





관람시간

10:00~18:00

(입장마감 17:30)

일요일, 공휴일 휴관





전시 서문


2025 ACC 접근성 강화 주제전 《우리의 몸에는 타인이 깃든다》는 장애인의 창작 및 향유 접근성을 높이고자 기획한 전시입니다. 국립아시아문화전당과 한국장애인문화예술원은 개관 10주년을 맞아, 무장애(배리어 프리)를 단순한 보조 도구나 장치로 보는 접근을 넘어 융복합 콘텐츠의 장르로 정례화하고자 합니다.



《우리의 몸에는 타인이 깃든다》는 ‘경계 넘기’를 주제로 존재의 ‘다름’을 인정할 뿐만 아니라 나와 다른 존재에 취해야 할 태도에 대해 고민합니다. 사회적, 문화적, 지리적, 생물학적 경계는 우리의 삶 곳곳에 존재하며, 우리는 이러한 경계를 ‘안과 밖’, ‘우리와 타인’, ‘안전한 것과 위험한 것’, ‘나 그리고 나와 다른’ 등의 언어로 구분 짓고 있습니다. 하지만 존재에 대한 이분법적 구분은 때로는 소외를 낳고, 차이를 포용하지 못하며 타인을 배제하는 기제로 작용합니다. 전시는 이러한 경계가 지극히 상대적인 개념임을 인식하고 나 또한 누군가에게는 또 다른 타자가 될 수 있음을 자각하는 과정을 탐색하고자 합니다.



전시 제목인 ‘우리의 몸에는 타인이 깃든다’는 규범과 예술, 장애가 있는 몸의 관계를 성찰하는 김원영 작가의 책 『온전히 평등하고 지극히 차별적인』(2024)에서 발췌한 문구입니다.


“장애가 있는 우리는 원어민 선생님에게 외국어를 배우거나 미술관에서 그림을 본 적은 없어도 각자의 몸짓과 말하기 방식, 삶을 향한 독특하고 드문 태도를 나누었다. 계단과 언덕으로 가득한 고등학교 생활에서 내 휠체어를 밀어준 친구들의 몸은 내 몸의 한곳에 새겨졌다. 몸을 가지고 살아가는 이상 우리의 몸에는 늘 구체적인 타인이 깃든다. 나를 돌본 사람들, 내가 만나고 나를 도와주고 나와 함께 배우고 무대에 오른 여러 개개인의 몸이 모두 연결되어 내 안에 있었다.”


이처럼 우리의 몸은 장애의 유무와 상관없이 타인과의 관계 안에서 만들어지고 변화합니다. 현재 우리 사회에는 의료적 관점에 따라 비장애인을 정상, 장애인을 비정상으로 구분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이러한 시각은 장애인을 비장애인의 도움을 필요로 하는 의존적인 존재로 고정시키며 사회적 배제와 차별을 강화합니다.




반면, 본 전시는 장애를 ‘손상’의 문제로 보지 않고 장애인이 경험하는 사회적 배제에 초점을 맞추는 사회학적 관점을 따르고 있습니다. 장애인은 특수한 존재가 아니라 사회 속에서 다른 구성원들과 서로 관계를 맺으며 살아가는 ‘독특한 개인’, ‘의미 있는 타자’로서 존재합니다.




예술은 본질적으로 서로 다른 것들을 연결하는 힘을 갖고 있습니다. 우리가 서로 다른 언어를 사용하고 서로 다른 문화적 배경을 가지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예술을 통해 공감하고 소통할 수 있는 이유가 바로 예술이 가진 ‘연결성’ 때문입니다. 전시는 무장애, 장애 예술, 참여적 예술, 상호작용 예술을 연구해 온 국내외 5인(팀)의 작가들과 함께 예술을 통해 경계를 넘어가는 연습을 시도합니다. 



우리는 전시장 안에서 우리의 고유한 몸으로 작품을 만나며 ‘되기’, ‘다가가기’, ‘몸과 몸 사이 공간을 느끼기’, ‘귀 기울이기’, ‘살펴보기’, ‘다양하게 감각하기’ 등의 움직임을 만들 수 있습니다. 이를 통해 우리는 몸의 동일함과 낯설음을 탐구하고 나와 타자의 관계를 재구성하는 시간을 가집니다.



이번 전시는 장애를 새롭게 바라보는 태도와 예술을 통해 경계를 넘는 연습을 제안합니다. 이는 단지 장애인을 위한 배려 차원에서 이뤄지는 시도가 아니라 모두를 위한 접근성 강화의 가능성을 탐구하는 과정입니다. 예술은 무엇과도 연결될 수 있으며 우리는 예술을 통해 새로운 관계를 맺을 수 있습니다.

《우리의 몸에는 타인이 깃든다》는 서로 다른 몸과 마음이 만나 새로운 대화를 시작할 수 있는 장이 되고자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