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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부 — 보이지 않는 안부를 묻다

안부 — 보이지 않는 안부를 묻다
  • 기간
    2026-10-03 ~ 2026-10-09
  • 장소
    모두미술공간 전시실1
  • 참여작가
    박환 작가, 유진 작가, 정은교 작가, 최경은 작가, 한영희 작가, 허은빈 작가
  • 전시구분
    대관전시
  • 관람료
    무료
  • 관람시간
    10:00 ~ 18:00
  • 문의
    02-760-9797
  • 안내
    일요일 휴관 (개천절·한글날 정상 운영)

    OPENING PARTY 「작가와 안부를 묻다」
    2026. 10.03(토) 15:00
    전 작가 참석
    수어통역 제공

《안부 — 보이지 않는 안부를 묻다》는 시각장애 예술가 여섯 명이 
자연과 사람에게서 받은 안부를 다시 건네는 전시입니다. 
전시명 '안부'에는 글자가 하나 겹쳐 있습니다. 안부(安否)를 묻는다고 할 때의 그 말 위에 
눈 안(眼) 자와 아닐 부(否) 자를 포갰습니다. 보이느냐 보이지 않느냐를 확인하기에 앞서, 
오늘 당신은 편안한지를 먼저 묻고 싶었기 때문입니다.

참여 작가 대부분은 살아가던 중에 시력을 잃었습니다. 
그 시간에 먼저 말을 걸어온 것은 곁을 지킨 사람들과 자연이었습니다. 
발밑에서 부서지는 잎 소리가 괜찮다고 말해 주었고, 아침마다 우는 까치 소리가 
오늘의 안부를 물어 주었습니다. 작가들은 그 덕분에 다시 붓을 들었습니다. 
이번 전시의 마흔 점이 자연과 사람 사이의 관계를 담고 있는 것은 그래서입니다.

작품을 관통하는 형식은 ‘부조적 회화’입니다. 
평면 위에 재료를 쌓아 올려 표면에 요철을 만드는 방식으로, 
눈으로 보는 그림이 아니라 손끝으로 읽는 그림에 가깝습니다. 
캔버스 위에 흙과 실, 청바지 조각과 나무껍질을 얹어 산과 폭포를 세우고 
붓 대신 손끝에 물감을 묻혀 색을 올리는
박환 작가, 
검게 칠한 점자지 위에 거즈를 감은 빨대를 흩뿌려 붙이고 
한지와 실리콘으로 물고기의 비늘을 만드는
정은교 작가, 
도구 대신 손으로 흙을 눌러 점자의 여섯 점을 그릇의 무늬로 옮기는 최경은 작가, 
캔버스 위에 점토를 얹어 시각장애인에게 회화가 어떻게 존재할 수 있는지를 묻는
허은빈 작가, 10cm 거리에서 색을 구분하며 가로 130cm의 남해 바다를 화폭에 담는 한영희 작가, 
어두워진 뒤에야 드러나는 바다의 잔상을 야광 물감으로 그리는
유진 작가. 

여섯 작가의 작업은 감각의 차이가 극복해야 할 한계가 아니라 
고유한 표현의 방법이 되는 과정을 보여 줍니다.

미술관은 대개 만지지 말아 달라고 합니다. 이 전시는 반대로 만져 주시기를 청합니다. 
출품작 마흔 점 가운데 스물다섯 점은 직접 손으로 만지며 관람할 수 있습니다. 
시각장애 관람객만을 위한 장치가 아닙니다. 표면의 결과 재료의 무게를 
손으로 확인하는 경험은 눈으로 본 사람에게도 작품을 다르게 읽게 합니다. 
흙의 거친 결과 실이 감긴 방향, 점토의 두께를 손끝으로 천천히 읽어 주시기 바랍니다.

전시장에는 관람객이 안부를 되돌려 보내는 자리도 마련했습니다. 
엽서에 주변 사람에게 보내는 안부를 적어 우체통에 넣어 주시면 저희가 대신 부쳐 드립니다. 마흔 점의 작품이 “요즘 어때?”, “얼굴 좋아 보인다”는 한마디를 대신합니다. 
돌아가시는 길에 누군가에게 안부 한 번 건네 보시기를 바랍니다.